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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16

경험이란 것에 관해서 과연... 어디까지가 '경험해 봤다'라 말할 수 있는 정도일까? 나는 이것이 궁금하다. 단지 한 번 그 일을 겪으며 느끼는 것은, 실제로 그런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느끼는 것과는 너무나 다르다. 여러 예가 있다. 빵이 없으면 케익을 먹으라던 사람이나, 쌀이 떨어 졌으니 피자를 시켜 먹자는 이나. 나는 그래서 가카도 개미 눈꼼만큼은 이해가 간다, 등록금이 없으면 장학금을 타면 된다는. 어차피 오락 프로이기 때문에 어떤 의미를 찾는 것 자체를 하지 않지만, 종종 농촌이나 기아체험과 같은 것이 나올 때면, 누군가의 하루하루의 고통도 결국 오락거리에 지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더욱 문제는, 그들은 자신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는 것. 기아 체험에 드는 돈을 그.. 2009. 10. 20.
남 얘기만 하는 사회 나의 철칙 중 하나는, 절대 제 3 자의 이야기를 그가 없는 곳에서 하지 않는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대놓고 할 지언정 절대 그가 듣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의 얘기를 하지 않는다. 흔히 뒷다마 깐다고 하는데, 그것은, 내가 볼 때, 타인의 아픔을 후벼 파는 가장 비열한 짓이다. 모르니까 상관 없다고? 말했지, 어떠한 것의 잘잘못은 '들키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 행위 자체로 결정되는 것이라고. 살인을 해도 들키지 않았다고 해서 잘못한 것이 아니란 말인가? 지금 사회는 온갖 잡소리가 난무하는데, 그 중에 특히 누구누구의 이야기가 난무한다. 그 입을 다물어야 한다. 특히, 공익인척 하면서 타인을 죽여서 제 배를 불리우고 있는 언론은 더욱 더. 연예인이든 스포츠 선수든 그들은 결코 남들의 이야깃거리가.. 2009. 9. 3.
벽, 그 넘어로 그 어느 두 개체도 완전한 합일을 이루어 하나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또한, 그 누구라 하더라도 그를 온전히 알 수 있는 이는 단 한 명도 없다는 것 역시 자명하다. 나는, 그리고 모든 인간은 그 어느 누구도 결코 깰 수 없는 어떤 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에반게리온에서는 이것을 AT 필드라고 하였다. 나는, 이것이 우리가 느끼는 '고독' 혹은 '외로움'의 요인 중 가장 커다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무엇일까? 두 개의 달걀을 결코 하나로 만들 수는 없지만, 그 두 개를 하나의 '바구니'에 담을 수는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결코 하나가 될 수 없겠지만, '우리'라 일컬어지는 바구니 안에서는 하나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두 개체를 하나의 바구니 안에 담기.. 2009. 4. 9.
관계맺기 내성적인 것은 맞는데, 이 때의 '내성'이라는 것의 구체적 정의가 항상 마음에 걸린다. 내성적이다... 무엇인가 부끄러워,그러니까, 어떤 '주목'을 받는 것을 부끄러워해서 약간 꺼리는 것이 내성적이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나는 내성적인 것이 맞을지도모르겠다. 사람들의 관심 따윈 내 관심사가 아니기도 할 뿐더러 오히려 그런 것은 나에겐 거추장스럽고, 만질 수는 있어도 별로만지고 싶지 않은 개구리 같은 것이니까. 루소가 그의 책 '어느 산책자의 몽상'에서, 시장바닥에서 평민들을 마치 무슨 동물다루듯 귀족들이 빵을 나눠주고 있을 때,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예외가 되는 것이 부담스러워 한두번 하고 얼른 그 자리를 피했다고했을 때, 아마도 그런 것이 내성적인 성격의 단면일지도 모르.. 2009.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