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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영화21

초월한다는 것 "요즈음 나는 퐁트넬의 [세상의 다양성에 관한 대화]를 다시 읽었다. 17세기 말에 글을 쓴 그는 열린 정신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과학 문제에 대한 대화자로 여자를 선택했을 뿐만 아니라, 극도의 유동성과 함께 우주에 살고 있는 모든 종족(인간의 형상이든 아니든)의 존엄성과 지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어느 순간 그는 하위 인간의 예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누구를 인용하고 있는가? 바로 검은 피부의 지구인이다. 그는 달이나 목성의 주민을 존중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아프리카나 오세아니아의 지구인들은 존중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놀라운 지성과 열정으로 자신과 대화를 나누었던 부인에게 모든 것을 인정하면서도, 바로 여자들에게 적합한 일, 즉 세속적인 대화로 돌아가라고 권유한다.".. 2010. 12. 12.
쇼펜하우어에 대하여 상식이 얼마나 잘못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두 가지 좋은 예가 있는데, 하나는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쇼펜하워가 염세주의자이고 자살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결코 그렇게 말을 한 적이 없다.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것은, 인간은 완벽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욕망에 휘둘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어차피 완벽하지 않으니까 막 살아버리자, 이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살아 보자, 완벽하지 않으니까 남의 실수도 좀 용서해 주자, 와 같은 체념적 순응이다. 어찌 보면 장 그르니에의 [[존재의 불행]]과도 일맥상통한다고 하겠다. 장 그르니에가, 불교도들이 염세주의자가 아니듯 쇼펜하우어도 염세 주의자가 아니다. 쇼펜하우어. 세상에 대한 다소 비관적 시.. 2010. 12. 12.
삶, 죽음, 그리고 이제는 어느덧 10여년의 세월을 뒤로 하고 있던 20대의 어느 날. 나는 여전히 많은 것을 원하고, 그리고 그만큼 많은 것이 부족하였다. 무엇인가 앞날에 펼쳐질 그 무엇들. 좀 더 열심히 살아서 그것들을 더욱 더 멋지게 만들고, 그래서 지금 부족하다고 느끼는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싶었다. 그렇게 달음박질을 치던 어느 날, 여차저차 하여 1년 휴학을 하고 잠깐 사회 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일을 겪고 다시 돌아간 학교. 참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었다. 아니, 내가 그만큼 변했을 뿐 학교는 그냥 그대로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별로 알고 지내지도 못했던 동기들 중 몇몇은 이미 군대를 가 있었고, 나머지 아이들은 3학년이기 때문에 단과대 도서관에서 잘 나오지 않았고, 난 그냥 이공계 캠퍼스 도서관에서 주로 공부.. 2010. 10. 11.
음악과 문학에 관한 영화들 스윙 걸즈 (Swing Girls, 2006, 일본) 한여름, 문제 여고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공부에 흥미가 있을리 만무. 때마침 경기를 하러 간 야구부의 도시락을 실은 차가 늦는 바람에 아이들은 이것을 핑계로 도시락 배달을 나가지만... 결국 상한 음식 배달로 인해 응원 연주를 하는 아이들이 배탈이 나는 바람에 문제 아이들이 연주를 하게 되면서, 우여곡절끝에 연주 대회까지 나간다는 내용. 이것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 이것은 이 아이들이 실제로 한 연주의 한 장면인듯 싶다. 영화보다 더 신난다. 영화에 나온 연주 장면들은 실제로 영화에 나오는 아이들이 한 것이라고 한다. 흉내만 내는 것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이 아이들이 전국을 순회하면서 실제로 연주를 했었다고. 코러스 (The Chorus, Les.. 2010.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