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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_생각98

비관주의자인가, 정말? 지난 글(비관주이자였던 것이다)에서 나는 스스로가 비관주의자임을 알게 되었다고 했었다. 그 이후 며칠이 지나는 동안 몇 가지 일을 겪으면서 나는 어쩌면 내가 그 때 생각했던 것보다는 덜 비관주의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학습된 낙관주의라는 책의 저자가 생각하는 '비관주의'와 내가 생각하는 비관주의가 다르다. 또한, 어떤 한 사람이 비관주의자다 아니다를 판단하는 여러 기준이 있을 수 있다. 학습된 낙관주의의 저자가 사용한 기준들 중 몇 가지는 받아들일 수 있고, 그로 인해 그러한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내가 비관주의자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꼭 그 기준만으로 비관주의자임을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얼마 전 고속도로를 달리다 자동차가 고장이 났다. 그래서 마침 근처에 있는 휴게소에 들러.. 2014. 9. 26.
행동의 기억 특정 행위를 지속적으로 하게 되는 원인 중의 하나는 그 행동과 연관된 반복된 상황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제 금연 5일차로 접어 들면서 지속적으로 맞딱뜨리는 상황은 '지금 이 상황에선 담배를 피워야 하는데', 라는 것이다. 10년동안 담배를 피우면서 만들어 놓은 상황, 즉 담배를 피는 시기는 거의 고정되어 있었고, 그래서 지금은 담배 그 자체보다는 그 시간에 담배를 피웠다는 것에서 더 담배를 찾게 된다. 즉,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씻고 나오면서, 나와서 자리에 와서 간단히 정리 후 일 시작 전, 일을 한두시간 한 뒤, 점심 먹기 직전/직후, 오후 3~4시쯤, 저녁 먹기 직전/직후, 저녁 8시쯤, 9시쯤, 10시쯤, 가기 직전, 방에 들어 가기 직전, 잠자기 직전. 항상 이래 왔다. 그래서 저 시간들이 되.. 2014. 8. 12.
보다 본연적인 것 의도적으로 세속적 기준에서 벗어날 것을 목표할 필요는 없음을 안다. 이것은 곧 내 행동이 세속적 기준에서 벗어나도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알려 준다. 일부러 '별나게' 행동할 필요는 없을지라도 내 행동이 결과적으로 '별나게' 받아들여진다 하여 그것을 억제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나에게 보다 본연적인 것은 내가 행하고자 하는 그 대로 행함이며 그것에 대한 타인들의 규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자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좇고 추구하는 것이 자본이 아닐 필요성은 내가 좇는 것이 자본을 부가적으로 생산한다는 사실 자체를 거부할 필요성까지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일부러 자본을 거부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보다 본질적인 것은 특정 행위이며 그것이 자본을 생산해 내는가 아닌가.. 2014. 8. 11.
가치관 보이기를 두려워 하는 사회 냉소. 가치관 표현의 두려움. "내 것 처럼 아껴 쓰자"는 희안한 구호를 보았을 때부터 시작된 삐딱한 시선은 극도의 염세와 허무를 겨우 지나 지금에 이르렀지만 그 진창을 기어 나오면서 묻었던 얼룩이 여전히 남아 있기에 나의 냉소는 시작되면 극단을 달린다. 그나마, 과정에 포함된 몇 번의 주저함에 의해 여기저기 잘려 나가는 정도라서 글로 적을 수 있는 것이며 머릿 속의 생각은 황색언론의 그것들보다 더 노골적이다. "산다는 게 기껏해야 남들의 부러움이나 구걸하는 거냐?", 정도가 그나마 머리 속을 떠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이랄까. 어차피 '인간' 사이에서 살 것을 선택하였고(이것은 정확히 내 고등학교 때의 일기장에 있는 구문이다), 체념적 긍정만이 내가 지금까지 생활하면서 배워 온 유일한 방어 기제인 지금 .. 2014.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