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사

오래간만에 글

by adnoctum 2015. 3. 3.




   많은 듯 많지 않은 일이 있었다. 연구 관련된 일은 여전히 많은 것들이 동시에 진행이 되느라 각각은 느린듯 하게 진행이 되는 와중에 몇 가지 일들은 꽤 진척이 되었다. 올 상반기에 몇 개는 논문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그 와중에 몇 개는 전개가 바뀌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가늠하긴 아직 이르다. 또한, 잠시 멀어졌던 여자친구와는 전에 없이 가까워졌다. 그간 내가 너무 나만의 방식을 고집하느라 우리는 가까워지지 못했던 것 같다. 이제는 우리의 관계에 있어 나보다 더 중시해야 할 것이 있음을 알기에 무엇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에 대해 예전과는 생각이 달라 졌다. 


   한국은 여전히 힘들어 보인다. 더이상 이 나라에 그 어떤 희망이 있을까... 무기력하기만 하다. 외려, 지금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본다면 그것이야말로 속절없이 긍정적이려고만 하는 기만이 아닐까. 선택되어버린 국적을 버린다고는 해도 문화적 배경까지 버리기는 힘들다지만 내가 부정하는 것은 현대 사회의 한국 사회의 물질숭배사상과 비루한 정신 문화이지 한국의 고전 문화가 아니기에 나는 외국에 나가 오히려 더더욱 한국의 고전 문화에 관심을 쏟으며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쨌든 현재에 한국에서 계속 살아 간다는 것은 나를 갉아 먹는 것이기에 이 곳에서 나가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 뿐이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은 결벽이나 깔끔함이라기보다는 약간의 강박임을 알게 되었다, ㅋ. 사물이 제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것과 같은 것. 이 집에 들어 온지 한 3~4개월 되는 것 같은데 처음으로 설거지 거리를 싱크대에 두고 출근을 했다. 내내 그 생각이 나서 좀체 개운치 않았다. 설거지 거리라고 해봐야 컵 두 개와 숟가락 한 개, 젓가락 두 개, 접시 한 개, 였고, 막상 그리 더럽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크대 안에 무엇인가가 이렇게 오랫동안 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하루 종일 개운치 않았던 것이다. 꽤나 귀찮은 것을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이러한 강박(?)이 있어서 주변이 약간은 깨끗한 것이 아닌가, 한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나 할까, ㅋ. 하여튼 물건은 제가 있어야 할 자리에 제가 가져야 할 방향으로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실... ㅋㅋㅋ, 이 블로그에 글을 쓸 때도 맨 처음과 끝은 항상 엔터를 세 번 치고 시작/끝내고, 모든 문단은 공백 3개가 앞에 있다, ㅋ. 이것은, 뭐, 요약된 것을 볼 때 좀 편하라고 그런 것도 있고, 공백이 좀 있어야 편안한 느낌이 있어서 그렇긴 하다만. 


   학기가 시작되었다. 밥솥은 용인 집에 두고 왔다. 그래서 요즘은 냄비에 쌀 넣어서 가스 레인지로 해 먹고 있다. 학교 식당은 이제 인구 밀도가 급격히 높아 졌다. 그래서 저녁은 주로 집에서 해먹고 싶은데 쌀을 불려 놓아야 해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니 이 부분에 약간의 머리 굴림이 필요하다. 내일은 아침에 나갈 때 담가 놓고 오후에 들어 와서 해보는 실험을 해 보아야 겠다. 


   봄이 오고 있다. 바람이 세게 분다고는 해도 이미 무뎌져 있다. 마산은 이미 따뜻한 곳은 매화가 피어 있더라. 여기도 한두달이면 또 꽃이 피겠지. 반복되는 일상 속에 차이가 나는 것도 있으니, 그 누구(질 들뢰즈?)의 사변적 이야기에 관한 것처럼, 한 개인의 삶 역시 자연과 그의 삶을 함께 조망해 보자면 차이와 반복, 인가보다, 하는 다소 싱거운 생각이 매년 들곤 한다. 







'일상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이 느리게 오고 있다  (0) 2015.11.11
일상  (0) 2015.09.03
변화된 생활  (0) 2014.11.04
아오, terminal에서 글자색 말이다...  (0) 2014.09.19
동향집에 살고 싶다  (0) 2014.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