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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_생각

우매한 상대성

by adnoctum 2010. 8. 9.
2008-12-23 23:46


   상대성이란 것이,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타인을 꾸짖을 때 사용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들은 상대성의 핵심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어리석게도 상대성이란 것이 "모두"의 의견을 가치있는 것으로 만들어 준다고, 그래서 그것이 나의 생각도 가치를 갖게 해준다고 착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님은 님의 생각을 너무

절대화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은 다 옳고 상대방은 틀렸다는 식의 인식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입니까?


바로 이런 식이다. 출처를 명기하지 않으면 뒤에서 흉본다는 말로 이 글을 폄훼할 것 같아 굳이 말하자면 저 글은 미몹에서 유명한 어느 목사님의 어떤 글에 달려 있는 답글이다. 경험상 저런 말을 하는 사람 치고 남의 의견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을 별로 못 보았다. 만약 나, 또는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저와 같은 말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합리화로 빠져들고 있다는 표식일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우매한 상대성은 게으름의 산물이다. 대립하는 둘 이상의 의견에 대하여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 좋고 나쁜지를 고민해야 하는 지적 판단의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때, 그와 같은 지적 작용을 하기 싫거나/귀찮거나/못하거나 할 때, 그 때 상대성을 이용하여 그 수고를 덜려고 한다. 좋은지/나쁜지와 같은 고민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니까. 더구나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던 것에 대하여 그와 같이, 그 당연한 것이라 생각되던 것이 사실은 잘못된 것일수도 있단 말인가?, 와 같은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일단 내가 잘못 알아왔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기 싫고, 그것을 알게 되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하더라도 태도와 가치관을 바꾸기 싫어서, 그냥 다양성과 상대성 측면에서 자신을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 즉, 나와 대립되는 것이 꼭 옳은 것은 아니니까 나는 그냥 나대로 계속 해 나가겠다는 의견들. 그것은 진화(성장)을 멈추는 태도이다. 정신이 늙어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게다가 그와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타인에게 상대성을 근거로 자신을 인정해 줄 것을 요구했던 것과 똑같이, 자신도 타인을 상대성을 근거로 인정해 주면 좋은데, 그들은 쉽사리 그러한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그들은 편의주의적으로 상대성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즉, 나한테 편리할 때만 상대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 때 "편하다"란 것의 의미는,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바꾸지 않아도 될 수 있게끔, 이란 뜻으로, 결국 그들은 그들의 생각을 고수하기 위하여 상대성을 이용한다. 이러면 정신은 비쩍 말라 비틀어져 결국 자신이 화랑의 후예라고 떠드는 사람이 되어갈 뿐이다.


   상대성은, 타인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 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 결코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데 사용해서는 안된다.

- 끝.

- 미몹 백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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